FET를 공부하는데 풀어지지 않는 몇몇 매듭들이 있다. FET이해에 걸리적 거리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알렉산더의 단칼로 끊어내지 않으면 도대체 뭘 공부했는지 대략난감해 진다. 첫번째는 JFET, Depletion MOSFET, Enhancement MOSFET 작명과 회로기호들이 난삽하고, 두번째는 절연체라고 의심없이 편견을 가져왔던 공핍층을 뚫고 전자가 이동한다는 괴이한 설명이 뒤따르며 세번째는 Pinch off 현상이라는 것이 대체 어느 때는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계기가 되지만, 어떤 때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지점이 되어 버린다고 해서 반전시켜 머리를 뒤죽박죽 만들고, 느닷없이 튀어 나오는 근사수식에, 상호 컨덕턴스, FET는 전압제어 소자라는 둥둥 이런 매듭을 한자(漢字) 파자( 破字 ) 하듯이 개념의 문을 열어 젖히고, 화두가 해소 되도록 최대한 노력해 보기로 한다.
단극성 트랜지스터로 분류되는 FET ( Field Effect Transistor )는 지금까지 설명해 왔던 BJT에 비해 어떤 성격의 트랜지스터 인지를 먼저 용어부터 파악하도록 한다.
영어 단어 그대로 직역하면 장( 場 )효과 트랜지스터라는 의미이다. 각각의 단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보통 전기전자분야에서 장( 場 )이라 함은 특정의 힘이 미치는 공간이라는 속뜻을 갖고 있으므로, 트랜지스터의 특성상 전계( 電界 )의 영향을 받는 소자라는 맥락에서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라고 번역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양파 껍질 벗기듯이 한 발짝 더 나아가서 FET에서 전계라고 할 때는 직 바로 전압에 의해 발생 되는 전기장( electric field )을 연관지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전계효과라는 말속의 숨은 의미는 오직 전압에 의해서 제어 된다고 하는 중층적 의미를 갖는다. 이런 사정 하에서 간단명료하게 '전류제어 소자'라는 BJT에 비해 FET는 '전압제어 소자'라는 말을 흔히 하는 것이다. ( 전계를 한번 적분하면 전압이 된다. 한마디로 한 울타리안에서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그러면
전투 전에 작전지도 펴듯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 FET )는 어떻게 분류되는지 가계도( 家系圖 )를 확인하고 감 잡아 줘야 한다.
FET는 트랜지스터이기 때문에 트랜지스터라는 소자의 방계족(傍系族)에 속할 것이지만,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 FET )안에는 또 어떤 소자들이 가지를 치고 있는지 확인하고 FET를 치고 들어가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가지를 칠수록 용어나 본 모습이 복잡할 것이다. 아래는 트랜지스터 족( 族 )의 족보에 해당 한다.
먼저 위의 족보에서 트랜지스터를 크게 분류한다면,
양극성(兩極性)과 단극성( 單極性 ) 트랜지스터로 나눌 수 있다. 반복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단극과 양극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해제하고 넘어가야 아래쪽으로 가지 치는 족보를 따라 갈 수 있게 된다. 전기전자에서 양극은 (+)인 것과 (-)인 것 두 가지 경우 밖에 없다. 극성이라는 말에 전자나 정공을 넣든, 전압을 넣든 극성은 항상 두 가지이다. 아수라백작 같은 두 가지 성질을 동시에 가진 애매모호한 것은 없다.
특히 반도체에서 양극( bipolar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전자( 電子 )와 정공( 正孔 )을 같이, 동시에 따로 움직인다는 의미를 가지며, 단극 ( unipolar )이라고 할 때는 전자 또는 정공 중 하나만을, 전기현상을 일으키는데 배타적으로 사용한다고 바로 눈치 채 주어야 한다.
NPN, PNP 트랜지스터라고 했던 양극성 접합트랜지스터 ( BJT : Bopolar Junction Transistor )는 전자와 정공의 두 전하 운반자( Carrier of electric charge )를 동시에 조정해 주어야 동작 했던 트랜지스터였음을 전 단계에서 이미 설명 했다.
앞으로 사고해 볼 FET는 족보상 단극성 트랜지스터 ( unipolar transistor )로 분류되는 것으로 보아, 전자 아니면 정공 중 하나만을 전하의 운반자로 낙점한다는 것 또한 직관적으로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트랜지스터에서 단극 ( unipolar )이라는 용어가 나왔을 때는 전자나 정공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 전기전도를 위해 선택적으로 이용한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전하 운반자로 전자와 정공을 사용하다는 것은 반도체 공정에서 전자나 정공 중 하나만을, 전기현상을 일으킬 지배계층으로 만들기 위해서 특별한 제작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해서 복습겸 어떻게 전자나 정공 하나만 선택해 전하 운반자로 만드는지 잠깐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반도체에서 전기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자에 대해서 전자( electron )와 정공( hole )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배웠다. 사실 전자는 입자이면서 파동의 형태를 갖는 묘한 존재이지만, 정공은 전자가 빠진 자리에 불과하므로 전자에 비해 실체적 존재가 분명치 않다. 전자는 음전하 -1.602×10-19C 의 값을 가진다. 그렇지만 전자공학에서는 전자와 정공을 각각 (-) 전하량을 갖는 입자와 (+) 전하량을 갖는 자리라고 실체화하여 계량하고, 사고실험을 해준다.
엄밀한 의미에서 전하 운반자는 전자이므로, 이를 자유전자( free electron )라고 명명해 준다. 정공은 자유정공이라는 것이 없다. 왜냐하면 전자가 떠난 자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자의 엄청난 양이 이동 할 때 정공은 마치 전자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이 둘을 일러 전하를 운반하는 운반자( carrier )라고 지칭해 주는 것이다.
반도체의 ABC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강변했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알려면 그 보다 먼저 진성반도체( intrinsic semiconductor, 眞性半導體 )가 무엇인지를 개념 잡아야 한다.
최외각 전자가 4개인 실리콘만으로 만들어진, 그야말로 다른 원자( 실리콘만의 결정을 순수하다고 표현하고, 여기에 다른 원자를 불어 넣는 것은 불순물이라고 규정해 준다. )는 섞이지 않은 순수에 가까운 결정을 만들어 내야 한다. 원자끼리 결합 시 최외각 전자가 8개 일 때 소란 없이 질서 잡히고, 안정하다는 것을 고등학교 때 배웠을 것이다. 실리콘은 최외각 전자가 4개 이므로, 실리콘만으로 서로 결합시키면 최외각 전자 4개를 다른 실리콘 원자와 공유결합(共有結合)해서 전자가 남거나 모자라지 않은 결정을 만들 수가 있다. 이런 결정을 진성반도체라고 불러준다.
현실적으로 100% 순수한 실리콘 결정은 만들수 없지만, 순수에 가깝게는 만들 수가 있다. '트웰브 나인'이라고 해서 소숫점 포함 9가 12개인 99.9999999999% 까지 순도를 높인 순수한 실리콘만으로 결정을 제조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N형이라고 하면 그 결정 안에는 전하 운반자로 전자가 무수히 많다는 말이며, 이는 다수 캐리어( majority carrier )가 전자라는 의미이다. P형이라고 하면 그 결정안에는 전하 운반자로 정공이 무수히 많다는 말이며, 이는 다수 캐리어가 정공이라는 것이다.
FET에서는 N형이나 P형을 전기가 통하는 채널로 이용하기 때문에 N 채널이라고 하면 전자를 전하 운반자로 하는 N형 반도체가 채널을 형성한다는 것이고, P 채널이라고 하면 정공을 전하운반자로 이용하는 P형 반도체가 채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에서는 전자와 정공을 극성이 반대인 전하 운반자로 동등하게 취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발상인 것이다.
FET에서 채널이라는 것은 전기가 통하는 길로 생각하면 된다. 비록 족보에는 별도로 그려 넣지 않았지만 FET의 각 족보에는 N채널과 P채널이 존재함을 상상해 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JFET, Depletion MOSFET, Enhancement MOSFET 가 하나씩 덩그러니 그려져 있지만 이 속에는 N채널 FET와 P채널 FET가 쌍으로 있고, 전부 반복 되므로 생략했음을 알려 드린다.
N형 반도체는 당연히 전자가 다수캐리어이기 때문에 음( Negative )전하라는 의미에서 N이라는 용어를 차용한 것이고, P형 반도체는 당연히 정공이 다수캐리어이기 때문에 양( Positive )전하라는 의미에서 P이라는 용어를 차용한다.
그렇다면
이제 부터 FET는 양극성 접합 트랜지스터( BJT : Bipolar Junction Transistor )와 어떻게 구별 되는지 특성들을 자세히 검토해 보자. FET의 성질머리 파악에 나서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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